지구온난화, 인간의 ‘이것’ 크기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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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온난화, 인간의 ‘이것’ 크기 줄인다!
  • 김성태 기자
  • 승인 2023.07.04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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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울수록 뇌 크기 줄여 생존에 유리하도록 진화"
미국 캘리포니아 자연사박물관 연구팀이 지난 4월 지구의 온도가 올라갈수록 인간 뇌 크기는 줄어든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사진=Brain, Behavior and Evolution

“말뿐인 약속만을 기다릴 여유가 없다.”

2021년 11월, 사이먼 코페 투발루 외무장관이 ‘수중 연설’을 하며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 전한 말이다. 투발루는 남태평양의 섬나라로, 현재 국토가 바다 아래로 잠길 위기에 처해있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이 원인이다. 그런데 지구온난화가 해수면 상승뿐 아니라 인간의 뇌 크기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최근 발표됐다.

미국 캘리포니아 자연사박물관 연구팀이 지난 4월 국제학술지 '뇌 활동 및 진화(Brain, Behavior and Evolution)'를 통해 기후가 더워질수록 인간의 뇌 크기가 줄어든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지구 온도, 습도, 강우량의 변화와 지난 5만 년 동안의 인간 뇌 크기 변화를 분석했다. 1만7000년 전 마지막 빙하기가 끝난 것을 감안해 분석 기간 범위를 5만 년으로 지정했다. 분석에 사용한 기후 데이터는 ‘유럽 남극 얼음탐구 유럽프로젝트(EPICA)’의 기후 데이터를 활용했다. 

분석 결과, 뇌 평균 크기는 지구의 기후가 더워질수록 더 작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추웠을 당시 인간 뇌는 평균 1420g이었던 반면 온화했던 기간에는 1280g으로 감소한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팀은 인간 뇌 크기의 변화는 기후변화 시점부터 수천 년 후에 일어나는 사실도 추가로 확인했다. 연구팀은 “인류가 따뜻한 기후에 적응하도록 진화하는 데 수천 년이 필요하고 더울수록 열을 더 많이 발생하는 뇌의 크기를 줄여 생존에 유리하도록 진화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약 1만7000년 전 일어난 마지막 최대 빙하기 이후에 뇌 크기가 두드러지게 축소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최근 빠르게 가속하는 지구온난화가 지속하면 우리 인류 뇌에도 이와 비슷한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를 이끈 제프 모건 스티벨(Jeff Morgan Stibel) 박사는 “지구온난화 추세를 고려할 때 기후 변화가 인간의 두뇌 크기와 인간 행동에 미치는 영향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인지에 특히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로 기후변화로 인한 인간 뇌 크기 예측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면서도 뇌 진화적 변화는 환경 스트레스로 인한 반응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뇌 크기 변화가 온도 변화의 직접적인 영향인지 환경 변화와 같은 다른 이유인지 명확하게 판단하기 위해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성태 마켓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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