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에서 절멸한 소똥구리, 다시 복원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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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에서 절멸한 소똥구리, 다시 복원된다
  • 김성태 기자
  • 승인 2023.07.17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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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서 약 830마리 들여와
적합한 방사지 선정 후 9월 방생예정
소똥구리는 똥을 먹고 사는 딱정벌레로 말똥을 제일 좋아하지만, 인분(人糞)도 먹는다. 알을 낳을 때는 똥으로 '경단'을 만들어 굴린다. 사진=국립생태원

국내에서 멸절한 것으로 알려진 소똥구리를 복원하는 사업이 본격 추진된다.

환경부 산하 국립생태원은 17일 멸종위기종복원센터가 오는 9월 환경이 가장 적합한 서식지를 선정해 몽골에서 들여온 소똥구리 200마리를 방사할 계획이라 밝혔다. 

소똥구리는 앞서 4월 발간된 국립생물자원관의 ‘국가생물자료집 곤충 Ⅱ‧Ⅲ’에서 ‘지역절멸’ 평가를 받았다. 지역절멸은 ‘지역 내 잠재적 번식능력을 가진 마지막 개체가 죽거나 지역 내 야생에서 사라졌음을 의심을 이유가 없는 경우’를 뜻한다.

과거 소똥구리는 제주도를 포함한 한반도 전역에 서식했다. 그러나 살충제와 농약 사용 급증과 이들의 서식지인 모래벌판이 사라지며 모습을 감췄다. 1969년 8월 이후 공식 채집 기록이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센터는 소똥구리가 똥으로 ‘경단’을 만들어 굴리는 습성으로 인해 모래벌판에 산다는 특성을 고려해 최적의 방사지를 선정 중이다. 현재까지 ▲태안군 신두리사구 ▲제주시 해안동‧노형동 ▲장흥군 운주리 ▲신안군 자은도 등이 서식지 적합도 평가를 받았다. 

멸종위기종복원센터는 앞서 2019년부터 소똥구리 복원을 추진해 왔다. 당시 소똥구리는 수입 금지 대상으로 분류돼 연구 목적으로만 들여올 수 있었다. 이후 소똥구리 수입 금지 해제로 작년 몽골에서 소똥구리 230마리를 도입하며 복원사업이 본격 진행됐다. 센터는 몽골에서 지난달 300마를 채집했고 이달 말 300마리를 추가 채집할 예정이다. 국내 증식 개체까지 포함하면 약 1000마리 정도다.

센터는 오는 9월 서식지에 200마리를 방사할 예정이다. 200마리로 정한 이유는 여러 세대를 걸쳐 유전적 다양성을 유지할 수 있는 최소 개체수인 ‘유효 개체군 크기’이기 때문이다.

국립생태원은 “모든 생물은 생태계에서 저마다의 역할을 갖는다”며 “만일 특정 역할을 하던 종이 사라지면 다른 30종이 영향을 받는다”고 강조했다. [김성태 마켓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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