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을 서시오”… 물고기도 질서 지키며 탈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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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을 서시오”… 물고기도 질서 지키며 탈출
  • 김성태 기자
  • 승인 2023.07.22 12: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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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에서 바위 빠져나가며 습득한 행동”
프랑스 그르노블알프대학 연구팀이 지난 20일(현지시각) 열대어 네온테트라가 위기 상황에서도 질서를 지키며 대피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사진=Scientific Reports

“여자와 아이 먼저 탑승할 수 있습니다. 순서를 지키세요”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영화 타이타닉의 대사 중 일부다. 영화에서 승무원들이 배가 침몰하자 침착하게 피난선에 승객들을 태우며 한 말이다. 대피할 수 있는 배가 한정적이었기에 여자와 아이 먼저 배에 태운 것이다. 위기 상황에서도 침착하게 대피하는 모습이었다. 그런데 동물도 이와 비슷한 행동을 한다는 사실이 최근 밝혀졌다.

프랑스 그르노블알프대학 연구팀은 20일(현지시각) 열대어 네온테트라(Neon tetra)가 위험으로부터 대피할 때 줄을 서 차례대로 대피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가로 40cm, 세로 20cm, 높이 20cm 수조의 가운데 작은 구멍이 뚫린 벽을 세워 공간을 나눴다. 구멍은 실험 비교를 위해 크기를 조절할 수 있다. 이후 네온테트라 30마리를 넣고 그물을 이용해 위기 상황을 유도하고 이들의 행동을 관찰했다. 

그 결과 네온테트라들이 그물이 다가오자 구멍을 통해 옆 공간으로 빠져나가는 모습을 보였다. 연구팀이 구멍을 더 좁게 만들어 한 마리씩 빠져나갈 수 있게 조절했지만 시간이 조금 더 걸릴 뿐 충돌 없이 차례로 대피하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네온테트라가 사회적 거리를 유지하고 경로가 막히는 것을 피하기 위해 기다리고 줄을 서는 모습을 보였다”며 “개미에서 주로 관찰된 대피 행동과 비슷하며 양 떼 또는 인간 군중에서 일어나는 막힘 현상과는 대조된다”고 말했다. 이어 “네온테트라의 이런 행동은 야생에서 무리가 강의 바위 사이를 통과할 때 터득한 행동인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실험을 통해 군집 로봇 개발과 자율주행 자동차 기술을 포함해 전 세계에서 일어나는 군중 압사와 같은 사고 예방에도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게재됐다. [김성태 마켓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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