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당근’이라 불린 나! ‘마켓’ 떼고 ‘당근’으로 새출발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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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당근’이라 불린 나! ‘마켓’ 떼고 ‘당근’으로 새출발해”
  • 김성태 기자
  • 승인 2023.08.28 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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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당근’이라 불러주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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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근마켓’이 28일 ‘당근’으로 새롭게 거듭난다고 밝혔어. 사진=당근

“혹시 당근마켓? 아뇨. 이젠 ‘당근’입니다!”
‘당근마켓’이 28일 ‘당근’으로 새롭게 거듭난다고 밝혔어. 이유가 뭐냐고? 회사가 밝힌 내용은 이래. 

어느 날부턴가 ‘당근’이라고 불린 당근마켓

“당근마켓은 나이가 많든 적든, 어디에 사는 누구든, 쉽고 편안하게 쓸 수 있는 사용자 인터페이스(UI)로 중고거래 시장에 혁신을 가져왔습니다. 당근마켓만 있으면, 편안한 티셔츠에 슬리퍼를 신고 동네를 거닐면서 편히 중고거래를 하고 이웃과 교류할 수 있었지요. 그 과정에서 소소한 즐거움과 훈훈한 온기도 퍼지기 시작했어요. 중고거래를 하다 생각지도 못한 이웃의 손글씨 쪽지를 받아보고, 며칠 후 누군가에게 줄 작은 포스트잇 쪽지를 몇 번째 고쳐 쓰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는 순간처럼요. 그런데 어느 날 사용자들 사이에서 재미있는 문화가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당근 채팅으로 연결이 된 이웃과 동네에서 만나기로 약속했는데, 거리를 거니는 동네 주민 중 누가 나와 채팅한 이웃인지 조심스럽고도 확실하게 알아봐야 했던 거죠. 그러면서 ‘혹시... 당근이세요?’라며 수줍게 인사하는 분위기가 자연스레 퍼져나가기 시작했습니다. 나아가 사용자들이 ‘당근한다’, ‘당근하러 간다’ 등 당근을 동사처럼 사용하며 당근은 점차 우리 동네 중고거래의 대명사로 자리 잡았습니다. 이런 흐름은 전례 없는 수치의 폭발적인 성장으로 이어졌는데요. 당근의 월간 이용자수(MAU)는 2020년 500만 명에서 3년이 지난 2023년 1800만 명으로 빠르게 늘어나며, 이제는 전 국민이 사용하는 모바일 서비스로 자리매김하였습니다. 한국을 넘어 캐나다, 미국 등 세계로도 뻗어 나갔고요.”

당근마켓은 지난 8년 동안 중고거래를 넘어서 ‘당신 근처’로 나아가기 위해 다양하게 시도했고 성공을 이끌어냈대. 이웃들은 당근을 통해 일상을 나누고, 걸어서 10분 거리 알바도 찾고, 숨은 동네 맛집과 가게 정보를 공유할 수 있었다는군. ‘당근마켓’에서 ‘당근’으로의 서비스명 리뉴얼에는 작은 비하인드 스토리가 숨어 있대. 당근이 밝힌 내용을 들어봐.

“8년 전 당근이 처음 시작할 때부터 ‘당근마켓’이 아닌 ‘당근’이 될 뻔했거든요. 2015년, 판교 지역 IT 기업 직장인만을 대상으로 서비스하던 ‘판교장터’를 정리하고 전국 서비스를 준비하던 시절, ‘당신 근처’라는 뜻의 ‘당근’이 새로운 서비스명 후보에 올랐습니다. 당근은 처음부터 당신 근처의 ‘마켓’이 아니라 ‘당신 근처’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제 막 첫걸음을 내딛는 기업으로서는 다소 파격적인 이름이라고 생각했고, 당근 뒤에 중고거래의 뜻을 담아 ‘마켓’을 붙였는데요. 그 이후로 당근은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다양한 서비스를 선보이며 지역 생활 커뮤니티로서의 무궁무진한 성장 가능성을 더욱 확신했습니다. 그렇게 긴 길을 돌고 돌아 8년 만에 다시 ‘당근’이라는 이름으로 여러분 앞에 우뚝 서게 되었습니다. 사실 중고거래로만 보면 당근마켓은 수상한 부분이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더 많은 매물을 찾을 수 있으려면 모든 지역을 열어놓아야 할 것 같은데, 오히려 지역을 한정하고 좁혀 장소 인증을 필수로 하도록 했거든요. 이런 부분에서 당근이 처음부터 중고거래 서비스가 아닌 지역 기반의 서비스를 꿈꾸어 왔다는 게 드러납니다. 이웃을 배려하는 마음을 ‘매너온도’로 표현한 기능 역시, 동네 이웃과 신뢰를 바탕으로 함께는 서비스를 만들기 위한 장치였습니다.”

당근, 마켓을 넘어 지역 생활 커뮤니티로

걸어서 10분 거리에 일자리를 구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아이들이 목 놓아 울지 않고 찾는 병원 정보를 알려주는 이웃과 연결되어 있다면, 러닝이나 배드민턴, 독서 모임을 함께하며 취미를 공유할 동네 친구가 있다면? 당근은 그런 방향으로 앞으로 혁신하겠다고 해. 당근이 하는 얘기를 계속 들어봐.

“당근에서는 중고거래뿐만 아니라, 내 근처 동네 가게 최신 소식을 살피고, 동네생활 게시판을 통해 동네 이웃끼리 소식과 정보, 질문을 주고받을 수 있습니다. 당근 알바를 통해 가까운 거리에 있는 일자리나 일할 사람을 구할 수도 있습니다. 일상용품뿐 아니라 중고차, 부동산까지 합리적인 가격에 믿고 직거래할 수도 있고요. 동네가 연결되며 활기를 띄기 시작한 지역 상권은 당근비즈니스, 당근페이와 함께 더욱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당근은 앞으로도 동네 가게와 이웃을 가깝게 연결하는 지역 생활 커뮤니티로 나아가기 위해 다양한 서비스를 계속해서 선보일 예정입니다.” 

새로운 당근의 모습은?

서비스명과 함께 달라진 건 바로 로고라고 해. 당근의 리브랜딩은 브랜드 이미지와 비전을 더욱 선명하게 다듬어 나가면서도 기존의 친근함을 놓치지 않도록 신중하게 접근했다는 거야. 누군가에게는 눈에 띄는 큰 변화가 아닌 것처럼 느껴질 수 있는데, 둥글게 피어난 이파리 ‘당근 하트’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무궁무진한 변화와 새로운 시작의 가능성이 담겨 있다더군. 더 당근답게 변한다고 해.

“당근에게 리브랜딩은 ‘새롭게’ 혹은 ‘멋지게’만 하려는 시도는 아닙니다. ‘리브랜딩’이라는 이유로 기존의 모든 부분을 문제가 있다고 진단하거나 세련된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에만 치우치지 않도록 깊게 고민했습니다. 동네 이야기와 사람들의 흔적이 가득 담긴 가게가 어느 날 공사를 시작해, 옛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낯선 공간이 되어 이내 이웃들의 발걸음이 끊기게 되는 상황이 생기지 않도록 말이죠. 대신 ‘브랜딩’이라는 큰 목적 아래에서 사용자에게 일관된 메시지를 명확하게 전달하는 것에 집중했습니다. 당근은 그동안 동네 이웃과 가까운 관계를 유지하며 긍정적인 이미지를 차곡차곡 쌓아왔습니다. 내·외부 고객 인지조사에서도 이미 대체로 긍정적인 응답을 이끌어내고 있었어요. 따라서 가장 당근다운 것은 이미 당근 안에 있다고 믿고, 지금까지 사람들의 마음에 뿌리 내린 당근의 이미지 안에서 정체성을 더 선명하게 만드는 것에 초점을 맞추며 리브랜딩을 진행했습니다.” 

선명해진 당근

새로워진 당근 로고에는 당근이 추구하는 지역(Local), 연결(Connect), 그리고 삶(Life) 세 가지 핵심 가치가 담겨 있대. 지역 위치를 나타내는 당근 몸통의 주황색 ‘핀 Pin’ 위로, 이웃과 연결되는 순간에 뭉게뭉게 피어나는 초록색 ‘당근 하트’가 만났다는 거야. 핀과 이파리, 두 가지 단순한 요소로 구성된 당근의 새 로고는 우리가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함께 할 때 이로운 삶’을 상징한대.

“로고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더 크고 풍성해진 이파리 ‘당근 하트’입니다. 기존의 당근마켓 로고에서는 이파리가 채소로서 당근 모양을 구성하는 요소였다면, 리뉴얼된 당근 로고에 활짝 피어난 ‘당근 하트’는 당근으로 함께하는 순간에 느낄 수 있는 가치와 효용을 담고 있어요. 브랜드 컬러 팔레트도 풍요로워졌습니다. 당근하면 떠오르는 색은, 채소 당근으로 연상되는 주황색과 초록색일 텐데요. 이제 우리나라에서 ‘당근’하면 떠오르는 것이 채소만은 아닙니다. 동네를 연결하는 지역 생활 커뮤니티 당근은 동네에서 일어나는 저마다의 다채로운 이야기를 잘 담아내기 위해, 브랜드 컬러를 재정비했습니다. 산책 나가기 딱 좋은 어느 오후의 기분 좋은 화창한 햇살, 우리가 살아가는 동네 곳곳에서 영감을 얻은 다양한 색감의 팔레트는 당근의 상징인 주황색과 함께 어우러지며 당근이 지향하는 동네의 분위기를 밝고 긍정적으로 그려냅니다.”

당근은 이웃과 가깝고도 느슨한 교류, 내 주변 정보의 원활한 탐색, 지역 상권의 활성화가 이루어질수록 더욱더 편리하고 안정된 살기 좋은 공동체를 만들어 갈 수 있다는 믿음을 갖고 있대. 가까이 사는 이웃을 기꺼이 환대하고, 좋은 정보와 자원을 나눌 때 배가 되는 기쁨을 알아채고, 서로 협력하여 더불어 사는 동네의 미래를 꿈꾼다는 거야. 새롭게 선보이는 BI(Brand Identity)는 이러한 당근의 미션과 비전을 상징한대.

함께 사는 방법

‘함께 사는 방법’이라는 제목의 브랜드 필름은 앞으로 당근이 이웃과 함께 살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찾아 나갈 것이라는 다짐임과 동시에, 함께 산다는 것이 어떤 모습일지 모두의 마음속에 그려보자는 제안이기도 해. 

“이야기는 매미 소리가 퍼지는 햇빛이 쨍한 여름, 당근이가 중고거래 장바구니를 들고 문을 열고나서는 것에서 시작됩니다. 당근의 연결을 통해 우리는 홀로 있던 자신만의 세상 밖으로 나와 내 근처 이웃, 동네의 싱그러움을 피부로 느낄 수 있습니다. 쨍글대는 햇빛 아래 쉬어갈 그늘을 내어주는 동네 공원, 뒤에 오는 이웃을 위해 잠시 문을 잡아주는 고마운 이웃, 따르릉 인사하며 지나가는 우리 동네 집배원... 동네를 나선 당근이의 힘찬 발걸음을 따라가다 보면 당근을 통해 만난 다양한 이웃들 사이로 당근 하트가 뭉게뭉게 피어납니다. 골목 사이사이를 비스듬하게 비치는 주황빛 햇살은 동네 곳곳에 포개지며 우리가 사는 지역을 포근하고 따뜻하게 감싸 안습니다. ‘당근다움’의 핵심은 이웃과 우리 주변을 향한 따뜻한 관심, 배려, 그리고 애정이 담긴 시선에 있습니다. 차려입지 않고 편하게 나서도 되는 가까운 동네, 이웃과 주고받는 수줍은 인사, 골목에서 느껴지는 온기와 색깔. 이번 브랜드 필름을 통해 당근은 멀게만 느껴지는 미래에 대한 담보보다, 항상 가까이에 있을 나와 당신 근처의 소중함을 전하는 브랜드로 다가가길 희망하는 마음을 담았습니다.”

1분 30초 정도의 브랜드 필름에는 동네를 바라보는 당근의 시선이 한껏 녹아 있어. 사용자들이 직접 만나온, 혹은 앞으로 만나게 될 따뜻한 순간을 상상하며 동네 곳곳의 사랑스러운 모습을 담겼지. 

“동네 안에서 피어나는 아름다운 상호작용”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의 저자 브라이언 헤어, 버네사 우즈는 다정함과 친화력, 협동심을 종의 생존 비결로 꼽았어. 《손잡지 않고 살아남은 생명은 없다》의 저자 최재천 교수는 “자연계의 모든 동식물 중 손을 잡지 않고 살아남은 동물은 없습니다. 모두 손을 잡고 있습니다”고 말했단다. 당근은 “중고거래를 넘어 다양한 소통과 연결을 통해 동네 안에서 피어나는 여러 상호작용이 정서적이면서도 기능적인 효용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지역 생활 커뮤니티의 상징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어.

“우리 동네에는 새로운 이웃의 질문에 답변을 선뜻 달아주고, 자신에겐 필요 없는 물건을 대가 없이 나누는 이웃들이 있습니다. 이런 이웃을 만날 때 마음 한구석에서 몽글하게 피어오르는 이상하고 따스한 감정의 힘을, 우리는 어떤 이론이나 설명 없이도 이미 본능적으로 잘 알고 있지요. 친절한 배려, 사심 없는 베풂, 이렇듯 값을 매길 수 없는 소중한 마음들은 디지털화의 가속으로 인해 오갈 데가 없어지거나, 혹은 IT 기술과는 서로 대척점에 있는 것처럼 여겨지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당근에서만큼은 이러한 마음들이 그 자체로서 유효합니다. 당근은 따뜻한 마음과 이웃을 향한 사려 깊은 관심이 건강한 지역 생활 커뮤니티를 만들어 가는 데 가장 좋은 시작이 되어 주리란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중고거래를 넘어 다양한 소통과 연결을 자아낼 당근은 앞으로도 동네 안에서 피어나는 여러 상호작용이 정서적이면서도 기능적인 효용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지역 생활 커뮤니티의 상징이 되기를 희망합니다.”

새로운 당근! 너 정말 잘 할 수 있을지 지켜볼게. [정리=김성태 마켓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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