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세 이상은 암 검진에 신중을 기해야, 이득보다 위해가 더 크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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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세 이상은 암 검진에 신중을 기해야, 이득보다 위해가 더 크기 때문
  • 이사론 기자
  • 승인 2023.09.20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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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적십자병원 80세 이상은 암 검진 안해, 미국도 고령은 권하지 않아 
사진=보건복지부

암 검진은 몇 살까지 받아야 하는 걸까. 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국가암검진을 받은 75세 이상 노인은 111만7175명이다. 대상자의 39.6%에 해당하는 수치다. 75세 이상은 암 검진을 받지 않는 게 좋다고 말하는 전문의들이 많다. 이유는 2021년 기대수명(남성 80.6세, 여성은 86.6세)을 근거로 ‘75세 이상의 암 검진은 이득보다 위해가 더 크기 때문’이라고 한다.

암 검진은 10년을 바라보고 하는 것이다. 조기에 발견해 수술하고 항암제·방사선 치료를 하는데 고령의 노인이라면 우선 감당할 체력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국가암 무료검진(위·간·유방·대장·자궁·폐)에 연령 제한이 없다 보니 자녀들이 90세가 넘는 부모에게 암 검진을 받게 하는 경우도 있다. 효도하느라 부모에게 검진을 권하지만 자칫 부모가 위험에 처할 수 있음을 자녀들이 명심해야 한다. 

국립암센터가 2015년에 발표한 '암 검진 권고안'에 보면 ‘첫째, 75~84세 위암 검진의 이득과 위해를 평가할 근거가 불충분하다. 둘째, 70세 이상 유방촬영술은 의사의 판단, 환자 선호도를 고려해 선택적으로 하라. 셋째, 80세 이상 대장암 검진(대변혈액검사)은 근거가 불충분하다. 넷째 폐암은 고위험군에만 저선량 가슴 CT를 하라’고 나와 있다. 위·대장암은 굳이 할 이유가 없고, 유방암은 사례별로 따져서 하라는 뜻이다. 폐암은 75세 이상에게 권고하지 않는다. 

미국 질병예방서비스특별위원회 지침에도 75세 이상 유방암 검진은 '근거 불충분'으로 되어 있다. 76세 이상 대장암 검진은 사례별로 따지고, 70세 이상 전립샘암 검진은 권하지 않는다. 미국 일반내과학회 지침에는 '기대여명 10년 미만이면 암 선별검사를 권해서는 안 된다'고 나와 있다.

전문의들은 "85세 이상 위암 검진은 오히려 사망률을 높인다"고 설명한다. 내시경 검사를 하다가 구멍이 나거나(천공) 감염될 수 있기 때문이다. 천공은 수술이 필요한 중증 합병증이다. 내시경 검사에 쓰는 미다졸람·프로포폴 같은 마취제는 저혈압·호흡곤란·의식저하를 야기할 수 있고 간혹 심정지가 오기도 한다.

서울적십자병원은 공식적으로 80세 이상은 암검진을 실시하지 않는다. 다만 먼저 진찰을 하고 감당할 체력이 될 때 암 검진을 하라고 권한다. 평소 한 병원을 지정해 꾸준히 검진을 받다가 나이가 들면 의사와 상의해서 검진 여부를 결정하는 게 좋다고 한다. [이사론 마켓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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