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포털사이트 DAUM(다음)의 응원 페이지에서 자동화 프로그램(매크로)을 통한 조작 행위가 포착됐다.
4일 카카오에 따르면, 지난 1일 열린 황저우 아시안게임 축구 한국-중국 8강전 당시 다음에서 진행된 클릭 응원은 총 3140만 건이었다. 한국 응원 221만 건(6.8%), 중국 응원 2919만 건(93.2%)으로 중국을 선택한 클릭 건수가 압도적으로 높았다.
이에 방송통신위원회는 다음의 전체 클릭 응원 중 2294만 건의 IP 주소를 긴급 분석했다. 그 결과 네덜란드의 1개 IP에서 1539만 건, 일본의 1개 IP에서 449만 건 클릭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 단 2개 IP에서 1988만 건을 클릭한 것이다.
카카오가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여당 간사를 맡고 있는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 측에 전달한 자료에 따르면, 다음스포츠의 평균 접속 IP 비중은 ▲한국 99.6% ▲일본 0.1% ▲미국 0.1% ▲기타 국가 0.2%다. 중국은 다음 접속이 차단된 것으로 전해졌다. 논란이 된 두 개의 IP는 경기 종료 후 0시 30분부터 클릭을 퍼붓기 시작했다. 대량 클릭이 발생한 두 개 국가에서 실제 중국 응원 여부와 한국, 중국, 북한 등 제3국의 문제 IP 경유 정황은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카카오 측은 “이번 클릭 응원 수의 이상 현상은 이용자가 적은 심야시간대 2개 IP가 매크로 프로그램 사용으로 인해 나타난 이례적인 현상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서비스 취지를 훼손시키는 중대한 업무방해 행위로 간주하고 경찰에 수사 의뢰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앞서 카카오는 특정팀에 대한 클릭 응원 숫자가 왜곡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지난 2일 해당 서비스를 종료하고 일부 시스템을 개선해 서비스를 재개할 예정이다.
박 의원은 “매크로 조작 행위 또는 IP 우회 시 사용하는 VPN 기술은 8800만개의 댓글을 조작한 드루킹처럼 여론을 조작하는 데 쓰이는 교묘한 도구들”이라며 “재보궐 선거를 앞두고 발생한 이런 조작행위는 절대 가볍게 볼 문제가 아니다”고 했다.
한편 한덕수 국무총리는 해당 사태와 관련해 방통위를 중심으로 법무부, 과기부, 문체부 등 유관 부처와 함께 ‘여론 왜곡 조작 방지 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범부처 TF를 시급히 구성하라고 지시했다.
한 총리는 “가짜뉴스는 민주주의의 근간을 뒤흔드는 심각한 사회적 재앙”이라며 “과거 드루킹 사건과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범부처 TF를 신속하게 꾸려서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태 마켓뉴스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