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이차전지 관련주 일제히 내림세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가 부진한 3분기 실적을 발표하고,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의 향후 부정적인 사업 전망을 내놓으며 주가가 급락했다.
블룸버그통신은 19일(현지시각) 테슬라 주가가 9.3% 급락하면서 머스크의 자산 평가액이 161억 달러(약 21조8천억원) 날아갔다고 전했다. 이는 전날 오후 테슬라의 콘퍼런스콜에서 머스크가 올해까지 금리 인상 등 거시 경제의 불확실성이 소비자에게 영향을 줄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은 탓이다.
이날 머스크는 "테슬라가 엄청나게 유능한 배라고 생각하지만, 우리는 폭풍이 몰아치는 경제 조건 속에서는 아무리 잘해도 어려운 시기를 겪을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이달 초 테슬라가 공개한 3분기 차량 인도량(43만5059대)은 전 분기보다 7% 감소해 판매 부진에 대한 시장의 우려를 키운 바 있다. 이어 18일 발표한 테슬라의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9% 증가한 233억5천만달러(약 31조6천억원)를 기록, 시장 전망치 241억달러(약 32조6천억원)에 못 미쳤다.
또 올해 들어 여러 차례 판매 가격을 인하한 영향으로 매출총이익률(총마진)이 17.9%로 작년 동기(25.1%)보다 7.2%포인트 떨어졌으며, 조정 주당순이익(EPS)도 0.66달러로 시장 예상치(0.73달러)를 밑돌았다.
이에 투자회사 번스타인의 애널리스트 토니 사코나기는 "테슬라는 내년에 인도량 기대치를 낮추고 마진 하락에 직면해야 할 것"이라며 "테슬라가 점점 더 평범한 자동차 회사처럼 보인다"라고 평가했다.
모건스탠리 분석팀은 이날 "3분기 테슬라의 콘퍼런스콜은 지난 몇 년간 들어본 것 중 가장 조심스러운 내용이었다"라며 "금리에 대해 우려하는 것은 타당하지만, 사실은 그 경고가 시장 경쟁이나 수요 둔화 때문은 아닌지 의문을 일으켰다"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 같은 거시적 전망에 국내 이차전지 관련주도 일제히 내림세를 보였다. 20일 에코프로는 전일보다 5.89% 내린 75만1000원, LG에너지솔루션은 3.54% 하락한 43만6500원, 삼성SDI는 2.83% 내린 48만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이덕근 마켓뉴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