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채 전 에코프로 회장 “지방소멸 문제 심각... 외면하는 건 기업인 역할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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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채 전 에코프로 회장 “지방소멸 문제 심각... 외면하는 건 기업인 역할 아냐”
  • 김성태 기자
  • 승인 2023.12.26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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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호준 에코프로 대표, ‘이동채 서한’ 내용 공개
이동채 전 에코프로 회장은 “지역 주민들의 문화 향유권을 높이기 위해 기업시민의 일원으로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하겠다고 결심했다”고 말했다. 사진=에코프로
이동채 전 에코프로 회장은 “지역 주민들의 문화 향유권을 높이기 위해 기업시민의 일원으로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하겠다고 결심했다”고 말했다. 사진=에코프로

“요즘 신문을 보니 지방에 빈집이 늘어가고 지방 경제가 엉망이라고 한다. 이렇게 되면 한 지방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 같이 지방에서 성장한 기업에는 지방 소멸이 보통 문제가 아니다. 이 문제를 외면하는 것은 기업인의 역할이 아닌 것 같다.”

이동채 전 에코프로 회장이 공익재단 설립과 관련해 송호준 에코프로 대표에게 밝힌 추진 배경 메시지 중 일부다. 앞서 에코프로는 이 전 회장이 주주로 있는 데이지파트너스의 가족사 지분을 통해 약 1000억 원을 출연, 공익재단 설립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26일 에코프로에 따르면, 송 대표는 지난주 ‘공익재단 설립 관련 CEO 메시지’라는 사내 공지문을 통해 에코프로에 합류하기 전, 이동채 전 회장과의 일화를 소개했다. 송 대표는 “이동채 전 회장의 공익재단 구상은 오래전부터 시작됐다”며 지난해 충북 오창의 한 식당에서 이동채 전 회장을 만나 나누었던 대화를 소개했다. 다음은 송 대표가 밝힌 이 전 회장의 메시지다.

“나는 지방에서 상고를 졸업하고 야간 대학을 나와 맨손으로 창업했는데 우리 에코프로 임직원 대부분도 지방의 공고나 지방대학 출신들이다. 에코프로는 지방 출신들이 똘똘 뭉쳐 일군 회사다. 나는 단지 지역 인재들이 마음껏 뛰놀 수 있는 놀이터를 제공했을 뿐이다.(중략) 나는 상고, 지방대 출신으로 지방에서 사업을 시작했다. 우리의 모든 가족사의 본점 소재지는 지방인데, 지방에서 경쟁력 있게 성장했다. 지금은 국내 최고를 넘어 세계 최고 1류 기업으로 향하고 있다. 지금까지 창업과 기업 성장에 온 힘을 다했고 그 결과 주식을 큰 부를 이루게 됐다.” 

이동채 전 회장은 “나와 우리 가족은 주거 아파트를 제외하고 지금까지 땅, 건물은 단 1평도 소유 취득한 적이 없다”며 공익재단 설립 배경을 설명했다.

“지방은 인구 감소 등으로 소멸화에 들어갔다. 사실 지방은 물류, 인프라, 입지 조건, 노동 경쟁력 우위 등으로 볼 때 기업하기 좋은 곳이다. 지방 소멸은 지역 주민의 삶의 질을 떨어뜨린다는 점에서 너무나 심각한 현상이다. 서울 및 수도권과 비교했을 때 지방 주민들은 문화 향유권을 누리지 못하고 있다. 지역 주민들의 문화 향유권을 높이기 위해 기업시민의 일원으로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하겠다고 결심했다. 이에 문화 예술 교육 지원을 위해 공익재단을 설립하려고 한다.”

송 대표는 “에코프로는 배터리 생태계 조성을 통해 국가 경제에 기여하는 데에서 나아가 ‘사회적 책임’이라는 또 다른 역할을 부여받고 있다”며 “이동채 전 회장은 사회적 책임의 방향성을 지역주민들의 문화향유권 향상을 통해 지역 소멸을 방지하는 기업시민의 역할을 다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러면서 “공익재단 운영에 가족사들도 작은 밀알이 돼야 한다는 게 저의 생각”이라며 “향후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서는 다음 기회에 알려드리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동채 전 회장은 지난 5월 미공개 정보를 바탕으로 부당이득을 얻은 혐의로 항소심에서 징역 2년과 벌금 22억원, 추징금 11억원을 선고받아 법정구속됐다. 이어 지난 8월 대법원은 항소심 판결을 최종 확정한 바 있다. 공익재단 설립과 관련해 일각에서는 이 전 회장의 구명운동이 진행되는 가운데 사면을 위한 움직임이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김성태 마켓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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