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의 세계에서도 ‘중재자 역할 물질’ 필요... 손재성 교수팀, 링커 이온 친화력으로 미세 공정의 한계 극복
상태바
화학의 세계에서도 ‘중재자 역할 물질’ 필요... 손재성 교수팀, 링커 이온 친화력으로 미세 공정의 한계 극복
  • 김영준 기자
  • 승인 2024.02.02 11:1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포스텍·KIST 공동 연구팀, 무기 소재 활용 가능한 3D 마이크로프린팅 기술 개발

기업이나 단체에서 직원을 뽑을 때 ‘MBTI’를 참고하는 경우가 있다. 몇 년 전부터 젊은 세대에게 인기를 끌기 시작한 MBTI. 성격 유형 검사 도구인 MBTI는 사람을 내향(I)·외향(E), 직관(N)·감각(S), 감정(F)·사고(T), 인식(P)·판단(J) 4가지 분류 기준에 따라 16가지 유형으로 나눈다. 각기 다른 특성을 가진 사람들이 모인 조직이 발전하려면 이를 아우를 수 있는 중재자의 역할이 중요하다. 그런데 화학의 세계에서도 중재자 역할을 하는 물질이 필요하다고 한다.

2일 포스텍에 따르면, 손재성 포스텍 화학공학과 교수와 김진영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박사 공동 연구팀은 링커 이온(linker ions)을 사용해 무기(inorganic) 소재를 포함한 다양한 재료에 보편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3D 마이크로프린팅(micro-printing) 기술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한국연구재단 나노·소재기술개발사업 도전형 소재 기술 개발 프로그램과 미래수소원천기술개발 사업 등의 지원으로 진행된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게재됐다. 

3D 마이크로프린팅이란 전자 통신과 바이오, 의료 등 여러 분야에서 매우 작은 부품이나 센서를 제작하는 공정을 말한다. 최근 기기의 소형화, 경량화 추세를 반영한 차세대 공정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금속과 같은 무기 소재는 미세한 나노입자를 제어하기 어려워 3D 마이크로프린팅 후 그 구조를 유지하기 어려웠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전이 금속 양이온을 링커 이온으로 사용했다. 링커 이온은 나노입자 표면에서 선택적으로 반응해 입자 간 결합과 상호작용을 촉진함으로써 나노입자의 고속 경화를 유도하는 역할을 한다.

연구팀은 3D 마이크로프린팅 기술을 사용해 무기 나노입자를 링커 이온이 녹아있는 용액 수조 안에 프린팅했다. 

그 결과, 링커 이온으로 인해 분산되어 있던 무기 나노입자 간 다중 네트워크가 형성됐으며, 입자들이 빠르게 고형화되어 구조를 유지했다. 또, 연구팀은 입자 간 상호작용을 조절해 10 μm(마이크로미터) 이하의 무기 다공성 구조를 제작하는 데도 성공했다. 기존 마이크로프린팅 기술의 한계를 극복하고 특수 장비 없이 무기 소재를 프린팅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금속이나 반도체, 자석, 산화물 등 다양한 기능성 무기 소재도 3D 마이크로프린팅에 적용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 손재성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나노 프린팅을 위한 개선된 용액 공정 기술로 3차원 구조체를 손쉽게 제작하는 새로운 길을 제시했다”며 “앞으로 나노 소재 기반 소자 연구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 말을 했다. 김진영 KIST 박사는 “연구팀의 공정 기술을 바탕으로 대면적 구조체 품질 향상과 생산 속도 개선을 통해 다양한 소재와 부품 상용화에 기여하길 바란다”고 했다. [김영준 마켓뉴스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