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과 여행 가기로 한 날 쓰러진 30대 엄마, 장기기증으로 5명 생명 살려
상태바
아이들과 여행 가기로 한 날 쓰러진 30대 엄마, 장기기증으로 5명 생명 살려
  • 김성태 기자
  • 승인 2024.03.08 11:2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KODA)은 지난달 28일 성빈센트병원에서 원인애(36)씨가 뇌사장기기증으로 5명의 생명을 살렸다고 8일 밝혔다. 사진=한국장기조직기증원

자녀들과 여행을 떠나기로 한 날 쓰러진 30대 여성이 장기기증으로 5명에 새 생명을 선물하고 하늘의 별이 됐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KODA)은 지난달 28일 성빈센트병원에서 원인애(36)씨가 뇌사장기기증으로 5명의 생명을 살렸다고 8일 밝혔다.

기증원에 따르면, 원씨는 10년 전 모야모야병으로 수술을 받은 후 회복돼 지내던 중 지난달 16일 집에서 갑자기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상태에 빠졌다. 원씨가 쓰러진 날은 자녀들과 여행을 가기로 했던 날이어서 안타까움을 더했다. 비가 오는 바람에 원씨는 집안일을 하고 남편은 자녀들을 데리고 키즈카페에 갔다. 집안에 홀로 쓰러져있던 원씨는 키즈카페에서 돌아온 남편에 의해 발견됐다. 

원씨의 가족에 따르면, 의료진에게 원씨의 회생 가능성이 작아 마음의 준비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이렇게 누워서 마지막을 맞이하는 것보다 다른 사람에게 새 삶을 선물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에 기증을 동의했다고 한다. 원씨는 뇌사장기기증으로 심장, 폐장, 간장, 신장(좌·우)을 기증해 5명의 생명을 살렸다.

경북 구미에서 2남매 중 첫째로 태어난 원 씨는 내향적이고 가족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을 좋아했다고 했다. 평소 요가와 필라테스를 즐겨하며 건강을 챙겼고 드라이브와 꽃구경을 좋아했다.

기증자의 남편 조성현씨는 “아이를 사랑했던 평범한 어머니의 특별한 생명나눔을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아픔으로 평범한 생활을 못한 이식 대기자에게 평범한 일상을 보내게 해드리고 그 가족분들에게도 위로를 드렸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어 조씨는 아내 원씨에게 “함께 해줘서 고맙고 우리 윤재, 윤호 너무 걱정하지 말고 편히 쉬었으면 좋겠어. 내가 우리 애들 남부럽지 않게 잘 키울게. 매일 생각하며 살 순 없겠지만 항상 마음속에 자기 아름 새기면서 살아갈 테니 하늘에서 잘 지켜봐 줬으면 좋겠어”라고 전했다. 

문인성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원장은 “삶의 마지막 순간 다른 누군가를 위해 기증하자고 약속한 기증자와 그 약속을 이뤄주기 위해 기증에 동의해 주신 기증자 유가족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며 “소중한 생명 나눔이 잘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보건복지부가 지정한 국내 유일 장기 및 조직 구득기관이다. 뇌사추정자 또는 조직기증 희망자 발생 시 병원으로부터 통보를 받고 기증 업무를 수행하는 공공기관이다. 장기 기증 과정에 필요한 행정적, 임상적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설립됐다. 지난 2017년 4월 1일 한국장기기증원, 한국인체조직기증원, 한국인체조직기증지원본부와 통합됐다. [김성태 마켓뉴스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