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 분석:환경산업] 환기청정기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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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 분석:환경산업] 환기청정기 개발
  • 한창호
  • 승인 2018.05.28 23: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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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뉴스 한창호 기자]
2016년부터 정부는 미세먼지 대책을 발표해 왔다. 2016년 6월 대책과 비교할
때 2017년 9월 종합대책의 차이점은 취약계층, 즉 유아/학생/노인 등이 이용하는
시설의 공기질 관리에 중점을 두고 있다는 점이다. 9월 대책에는 체육관이 없는
초/중/고교(8.4%, 979개교)에 실내체육시설 설치 지원과 서울, 충남 등 5개 지
자체의 취약시설 대상 공기청정기 보급 방안이 포함됐다.
홍철호 바른정당 의원실의 자료에 따르면 2017년 4월, 전국 초중고 11,782곳
중 9.8%인 1,160곳만이 공기청정기를 보유하고 있으며 91.2%는 어떠한 공기정
화장치가 없다. 공기청정기를 보유한 학교당 평균 대수도 7.6대에 불과하다. 지역
별 보유율은 인천이 37.4%로 가장 높고 세종(16%), 전남(12.8%), 대전
(11.8%) 등이 뒤를 잇는다. 경북(2.9%), 대구(2.9%) 등은 최하위권이다. 서울
은 1,304개교 중 8.4%만이 공기청정기를 보유하고 있다. 미세먼지 대책이 서울
과 수도권 위주로 실행되고 있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의미다.

2018년 서울교육청 예산은 9.1조원으로 전년대비 11.7% 증액되며 최초의 ‘9조
원대’ 예산안이 짜졌다. 실내 체육관 건립에 755억원이 배정되는 등 대기질 오염
관련 예산이 편성됐기 때문이다. 2020년까지 서울은 어린이집/학교 13,413개소
에, 충남지역은 발전소 인근 44개 학교에 환기/청정시설 설치를 지원하게 된다.
예산적 노력은 시작됐지만 현재 미세먼지 해결책으로 선택하는 기존의 공기정화
시설 방식은 한계가 있다는 점이 문제다. 기존 공기청정기 방식은 미세먼지와 같
은 입자상 오염물질을 제거할 뿐, CO²제거는 불가능하다. 실내 공기질 관리법에
서 권장하는 일평균 이산화탄소 농도는 1,000ppm 이하다. 이산화탄소 농도
1,000~2,000ppm 사이에서는 졸림 현상이, 2,000ppm 이상부터 현기증 등이 나
타나 심각성이 높아진다. 학교에서 학생들이 많이 조는 이유일수도 있다. CO²를
가장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는 방법은 오직 환기다. 그러나 미세먼지가 많을 때
환기는 불가능하다는 딜레마에 빠진다.
최근 학교에 공기청정기가 설치돼도 학생들이 있을 때는 미세먼지 제거 효과가
낮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경희대 조영민 환경공학과 교수는 정책 토론회에서
35개 초등학교, 61개 교실의 공기질을 분석한 결과 공기청정기 가동 시 미세먼지
는 최대 30% 줄지만, 학생들이 활동하는 시간에는 효과가 급감한다고 밝혔다.
교실 내 학생들의 활동량이 많기 때문에 가정/사무용으로 사용되는 공기청정기의
효과는 거의 없다. 단 공기청정기와 기계식 환기장치 등 ‘복합적 공기정화장치’를
설치한 교실의 미세먼지 제거효과는 최대 70%, 초미세먼지는 40%까지 높아졌
다. 이는 분당 정자초등학교의 ‘환기청정기’ 설치 사례다. 당시 공기질 종합 기업
인 하츠가 스탠드형 환기청정기를 공급했다.

정부는 2017년 177억원의 추경예산을 투입해 전국 662여개교에 공기정화장치
를 시범 설치했는데 대부분 스탠드형 공기청정기였다. 그러나 학교 내 공기청정
기의 한계가 드러나, 정책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복합적 공기 정화장치’와 같이
학교에 특화된 정화장치를 도입해야 한다.
결국 학교시설 공기정화장치의 우선순위는 오염된 공기는 배출(배기)하고 신선한
공기를 걸러 들여오는(급기) ‘기계식 환기시스템’이 되고 있다. 환기청정기는 공
기를 기계로 ‘강제 순환’ 시켜 줌으로써 좋은 공기를 안으로 넣어주고 나쁜 공기
는 압에 의해 밖으로 배출한다. 이로써 휘발성유기화합물(VOCs), CO², 이산화
질소(NO²) 등 가스상 오염물질까지 제거한다. 현재 환경규제 하에서 급기와 배
기가 동시에 일어나는 방식을 1종 환기로, 급기는 2종 환기, 3종환기는 배기로
규정하고 있다. 학교시설은 1종 환기를 요구하는 추세다.

향후 부상할 주요 수요처는 유치원과 학교 등 공공시설이 될 것이다. 환기청정기
의 잠재 시장인 국내 유치원과 학교는 총 20,835개교이며 학급수는 272,193개
에 달한다. 교실당 환기청정기 혹은 환기시스템 설치비용을 150~200만원으로
잡고 체육관 등 다중시설을 배제하더라도 4,100~5,500억원의 시장이 열린다.
참고로 체육관과 같은 다중시설에 환기청정기 설치 시 소요비용은 1개 당 4천만
원에 달한다. 이 중 단 5%만 가져온다 해도 140억원의 매출이 가능하다. 환기시
스템이 설치되지 않은 주택시장까지 감안 시 총 시장 규모는 7.9조원에 이른다.
학교시설의 환기/청정기 예산은 2021년까지 연평균 약 1천억원이 집행될 것으로
추정한다. 통상 경기/수도권이 학교 예산의 15% 이상을 사용하는 최대 지역이다.
환기/청정기 예산 집행이 초기에는 수도권 위주로 집행될 것으로 가정한다면 수
도권에서만 연 150억원 이상의 시장이 열릴 전망이다.

취약계층을 미세먼지에게서 보호하기 위한 정책은 어떤 브랜드의 공기청정기를
쓰느냐 보다, 기존의 공기청정기와 환기시스템의 조합, 혹은 새로운 제품인 환기
청정기의 선택 문제가 될 것이다. 국내 공기청정기 시장은 2016년 100만대에서
2017년 150만대로 성장했다. 2018년 예상 시장규모는 총 200만대, 2조원 규모
다. 결국 환기청정기가 이 시장에 뛰어들며 시장과 동반 성장할 것이다.

학교시설 내 공기청정시스템 보급의 윤곽이 잡히며 관련 업체의 움직임도 빨라졌
다. 대표적인 공기질 개선 기업인 ‘하츠’는 기존 공기청정기의 한계를 극복한 ‘환
기청정기’를 세계 최초로 개발하고 B2G 사업을 확대하기 시작했다.



한창호 기자 che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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