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 리뷰] ‘침입자’, 뒤틀린 일상이 주는 긴장감…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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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 리뷰] ‘침입자’, 뒤틀린 일상이 주는 긴장감…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 변진희 기자
  • 승인 2020.05.27 17: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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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제공
사진=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제공

[변진희 기자] 오랜만에 국내 영화가 개봉한다. 끝날 때까지 긴장감을 놓을 수 없게 하는 미스터리 스릴러 ‘침입자’가 관객들과 만난다.

‘침입자’는 실종됐던 동생 유진(송지효 분)이 25년 만에 집으로 돌아온 뒤 가족들이 조금씩 변해가고, 이를 이상하게 여긴 오빠 서진(이무생 분)이 동생의 비밀을 쫓다 충격적 진실과 마주하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다.

지친 몸을 쉬어 가는 편안한 공간인 집, 손원평 감독은 일상적인 공간이 뒤틀렸을 때 인간이 느끼는 찝찝하고 무서운 감정을 ‘침입자’에 담아냈다. 이로 인해 발생하는 묘한 긴장감은 러닝타임 102분 내내 계속된다.

사진=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제공
사진=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제공

관전 포인트는 '진짜 침입자는 누구인가?'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것. 25년 만에 만난 동생을 끊임없이 의심하며 침입자라고 생각하는 서진, 가족들과 잘 지내려고 노력하는 자신을 경계하는 오빠를 침입자라고 생각하는 유진의 갈등을 따라가다 보면 해답을 얻을 수 있다. 

물론 의심에 의심을 거듭하며, 끝날 때까지 ‘침입자’에 대해 명확한 결정을 내리기 어렵기에 더욱 흥미롭다. 특히 말미에 마주하는 반전 결말은 충격을 선사하며, 한 가지 진실에 대한 의문을 남긴 채 엔딩을 맞이해 열린 결말로 여운을 남기기도 한다.

집이라는 공간은 인물의 심리를 표현하는 중요한 장치로 작용한다. 건축가 서진이 지은 고즈넉하고 어두운 느낌의 집은 유진의 등장 이후 화사한 컬러로 뒤바뀌며, 미스터리한 분위기와는 반전되는 밝은 배경으로 독특한 느낌을 전달한다. 긴장감이 극도로 치달았을 때, 공간은 가장 어둡고 푸르스름한 빛으로 변하며 공포감을 조성한다.

사진=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제공
사진=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제공

그간 예능을 통해 밝고 명랑한 이미지를 주로 보여줬던 송지효의 이미지 변신이 놀랍다. 그는 서늘하면서도 우울한 면을 지닌 유진으로 분해 미소 뒤에 속내를 감춘 미스터리한 표정으로 스릴러의 매력을 극대화한다.

김무열은 강렬함과 섬세함을 오가는 모습으로 서진을 연기해낸다. 동생과 아내에 대한 트라우마에 사로잡힌 고뇌, 가족을 지키고자 고군분투하는 모습, 딸에 대한 애틋한 부성애 등 복합적인 감정을 탁월하게 표현한다. 후반부로 갈수록 불안한 감정을 폭발시키는 열연은 관객의 몰입을 높이기에 충분하다.

조연들의 활약도 눈여겨볼만하다. 어딘가 비틀린 모성애를 드러내는 엄마 윤희 역의 예수정, 가부장적인 아버지이자 과거의 트라우마로 인해 방황하는 서진을 못마땅하게 여기는 아빠 역의 최상훈이 극의 긴장감을 배가시킨다.

한편 그간 코로나19로 침체됐던 국내 영화계에 ‘침입자’는 좋은 신호탄이 될 전망으로, 오는 6월 4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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