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돈을 쫓는 인간 군상의 ‘웃픈’ 실체를 폭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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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돈을 쫓는 인간 군상의 ‘웃픈’ 실체를 폭로하다
  • 조정원 연예부 기자
  • 승인 2020.02.04 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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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제공
사진=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제공

영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이 돈 앞에서 드러나는 리얼하면서도 가감 없는 인간 군상의 실체를 폭로한다. 전도연, 정우성, 배성우, 윤여정, 정만식, 진경 등 이름만 들어도 신뢰감을 주는 배우들이 한 자리에 모여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을 더욱 화려하고 완벽하게 만든다.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은 인생 마지막 기회인 돈 가방을 차지하기 위해 최악의 한탕을 계획하는 평범한 인간들의 범죄극을 다룬 작품이다.

현금 10억이 담긴 돈 가방이 눈앞에 있다면 당신은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당연히 가장 처음 드는 생각은 ‘어떻게 하면 이 돈을 탈 없이 차지할 수 있을까’다.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은 이런 상황에 놓인 인간들의 심리를 여과 없이 펼친다.

각각 다양한 삶의 벼랑 끝에 내몰린 인간들 앞에 동아줄이 드리운다. 내가 꿀꺽 해도 탈이 없을 것 같은 구린내가 풀풀 나는 돈을 앞에 두고 서로를 속고 속이는 치열한 꼬리잡기가 펼쳐진다. 지금 저지르는 일이 가져 올 파장 보다 당장의 현실에서 탈출하고 싶은 마음이 더 큰 인간들의 발악이 그물처럼 얽힌다.

사진=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제공
사진=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제공

사라진 애인 때문에 사채 빚에 시달리는 태영(정우성 분), 아르바이트로 가족의 생계를 이어가는 가장 중만(배성우 분), 과거를 지우고 새 인생을 살기 위해 남의 것을 탐하는 연희(전도연 분)를 비롯해 고리대금업자 박사장(정만식 분), 빚 때문에 가정이 무너진 미란(신현빈 분), 원하는 것을 갖기 위해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는 불법체류자 진태(정가람 분), 가족의 생계가 먼저인 영선(진경 분) 등 각자에게 돈 가방의 주인이 될 명분은 충분하다. 그들은 그저 평범하게 살고 싶을 뿐이다. 다만 그 기회는 한 명에게 돌아갈 뿐이다.

이처럼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은 돈 앞에서는 악행도 서슴지 않고 현실 앞에서 부도덕을 정당화하며 짐승이 돼가는 인물들을 보여주지만, 누구에게나 일어날 가능성이 있는 평범한 이야기를 다루기 때문에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다. 악한 인물들이 욕심을 내다 공멸하는 것이 아닌, 궁지에 몰린 인간들의 행동이 위트 있게 그려진다. 방심한 순간 터져 나오는 인물들의 의외의 모습에 실소가 나온다.

자칫 무거울 수 있는 소재를 속도감 있는 전개로 풀어낸다. 특히 연속적으로 펼쳐지는 인물들의 스토리가 작품의 종반에서는 유기적으로 얽히며 시공간의 교차가 마치 퍼즐을 맞춰 나가는 듯한 구성으로 독특한 재미를 선사한다.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은 관객들이 작품의 마지막까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게 만든다. 누가 더 절박하고 운이 억세게 좋은지 작품 말미에 밝혀진다. 영화가 끝난 뒤에도 그 여운은 오래 남을 것으로 보인다.

돈 앞에서 아무도 믿지 않는 인간들의 이야기는 오는 12일 개봉 예정인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에서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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