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엽문4: 더 파이널', 시리즈의 영리한 마무리
상태바
[리뷰] '엽문4: 더 파이널', 시리즈의 영리한 마무리
  • 최종민 문화부 기자
  • 승인 2020.03.30 00:3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영화 '엽문 4: 더 파이널'의 한 장면 ⓒ (주)키다리이엔티
영화 '엽문 4: 더 파이널'의 한 장면 ⓒ (주)키다리이엔티

[최종민 문화부 기자] 영화 '엽문4: 더 파이널'은 이소룡이 존경했던 단 한 사람인 ‘엽문’의 마지막 가르침을 담은 작품으로 2008년 1편 '엽문' 이후 11년간의 시리즈의 서사를 깔끔하게 종결짓는다.

3편의 시리즈를 통해 실존 인물인 '엽문'을 생동감있는 캐릭터로 구현한 배우 견자단은 이번 마지막 작품을 통해 액션영화 은퇴를 선언했다.

태생부터 견자단을 위해 만들어진 영화라고봐도 무방할만큼 시리즈는 4편에 와서도 여전히 견자단의 액션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데, 이전 시리즈와는 조금 다르게 '관계 맺음'과 '소통'에 집중한다.

사랑하는 아내를 잃고 홀로 아들 엽정(오건호 분)을 키우던 엽문(견자단 분)은 어느 날 악성 종양 진단을 받으며 영화는 시작된다. 남은 시간이 얼마 없다는 걸 그가 아들의 미래를 위해 유학을 알아보러 미국 샌프란시스코로 향한다는 설정과, 제자 이소룡(진국곤 분)이 미국인들에게 무술을 가르치며 점점 유명세를 얻어가고 있는 모습에 흐뭇한 모습으로 바라보는 엽문의 캐릭터는 전설적인 고수 엽문의 이미지가 아닌, 아버지로서의 엽문과 스승으로서의 엽문을 보여주며 훨씬 인간적인 면모를 드러내는데 집중한다.

영화 '엽문 4: 더 파이널'의 한 장면 ⓒ (주)키다리이엔티
영화 '엽문 4: 더 파이널'의 한 장면 ⓒ (주)키다리이엔티

바로 여기에서 가족과 동료, 인종을 넘어선 새로운 사람들과의 '관계'가 형성되고, 엽문은 이러한 '관계맺음'에 대한 고민을 전 시리즈를 관통하는 키워드로 묶어버린다.   

샌프란시스코에 건너간 엽문은 아들의 학교 입학을 위한 추천서를 받고자 자국총회를 찾지만, 회장인 만종화(오월 분)가 서양인에겐 무술을 가르치면 안 된다는 규칙을 깬 이소룡 문제를 먼저 해결하길 요구하면서 갈등은 시작된다. 서양인에게 무술을 가르치는 것이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 엽문은 만종화 회장의 요구를 거절하고 자국총회에 있는 사부들과 대립각을 세우게 되는데, 태극권 최고수 ‘만종화’, 엽문의 마지막 라이벌 ‘게디슨 중사’가 엽문과 각각 무술 대결을 벌이는 시퀀스는 원화평 무술감독의 손길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특히 이러한 갈등이 그려지는 과정에서 '이소룡'이라는 시대의 아이콘을 등장시켜 무술영화 팬들의 기억을 소환하는 순간은 반가우면서도 묘한 생경감을 불러일으킨다. ‘이소룡’은 2, 3편에서도 등장했는데 이번 영화에서는 ‘이소룡’의 주특기로 알려져 있는 (초근접 거리에서 강력한 충격을 가하는) ‘원인치 펀치’를 비롯해 그의 트레이드마크인 쌍절곤을 활용한 액션까지 디테일한 재미를 선사한다.

영화 '엽문 4: 더 파이널'의 한 장면 ⓒ (주)키다리이엔티
영화 '엽문 4: 더 파이널'의 한 장면 ⓒ (주)키다리이엔티

(이소룡을 연기한 진국곤은 주성치에게 발탁되면서 영화계에 데뷔했다. 주성치가 '소림축구' 현장에서 골키퍼 번개손 역할을 즉석에서 만들어 그에게 줄 정도로 이소룡과 똑 닮은 외모에 매료되었다는 일화는 유명하며, 이후 주성치의 '쿵푸 허슬'에서도 도끼파 두목을 연기하면서 국내 팬들에게도 잘 알려져있다.)

더욱이 '엽문4: 더 파이널'은 CG와 특수효과가 난무하지 않는 '정통 무술'에 대한 가치관을 기조로한 시리즈의 맥을 그대로 이어가면서 연출 톤도 유지하는 쪽을 택한다. 전작의 팬들을 고려한 탁월한 선택이다.

이러한 요소들 덕분인지 '엽문4: 더 파이널'은 시리즈 역대 최고의 흥행 기록을 달성했다. 월드와이드 박스오피스 1억 7천만불의 흥행을 기록했고, 로튼 토마토 신선도 91%, 구글 좋아요 94%라는 수치가 그 만족도를 잘 말해주고 있다.

다만 동양인에 대한 서양인들의 인종 차별을 다룬 몇몇 장면에서는 다소 억지스러운 느낌에 불편할수도 있다. 하지만 여러모로 견자단의 '엽문'을 함께 했던 팬들이라면 깔끔하게 마무리된 이번 최종장이 꽤나 만족스럽게 다가올 것이다.

한편 '엽문4: 더 파이널'은 오는 4월 1일 CGV 단독 개봉 예정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