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생활을 하는 인구가 남성보다 여성이 더 많다는 게 그동안의 통설이었다. 한국 개신교의 경우 교회마다 다르지만 남성과 여성 비율을 대개 3:7로 추산한다. 그런데 미국의 20대 가운데 여성이 남성보다 종교를 떠나는 비율이 더 높다는 결과가 나왔다.
미국 설문조사 센터 ‘서베이센터 온 아메리칸 라이프’에서 미국 성인 5459명을 상대로 설문 조사를 했는데 Z세대(1997~2004년생)에서 특이한 현상이 나타났다. 지난해 Z세대 가운데 종교를 떠난 여성은 54%, 남성은 46%라는 결과가 나온 것이다.
다른 연령대에서는 남성의 비율이 더 높았다. 밀레니얼세대(1981~1996년생) 남성은 53%, X세대(1965~1980년생)는 55%, 베이비붐세대(1946~1964년생)는 57%가 종교를 따났다고 응답했다.
서베이센터 온 아메리칸 라이프는 종교를 떠난 Z세대 남녀의 비율이 역전된 이유를 ‘남녀 역할에 대한 차별 때문’으로 풀이했다. ‘교회와 종교단체가 남성과 여성을 동등하게 대한다’는 문장에 동의하지 않는 Z세대 여성 65%, 남성 54%였다. 다른 세대의 남녀 답변은 2% 차이나는 것과 달리 Z세대는 11% 포인트로 크게 벌어졌다.
이에 대해 미국 보수교단이 ‘남성과 여성 리더십에 대한 위계를 구분해 여성에게 리더 자리를 허용하지 않는 것’이 Z세대 여성들이 등돌린 원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평등한 교육을 받고 자란 Z세대 여성들이 그런 방침을 이해하지 못해 교회를 떠난다는 것이다.
모든 세대의 응답자 가운데 절반 정도가 종교를 떠났다는 답변도 놀라움을 주고 있다.
한국 기독 청년의 숫자도 지난 5년 사이 절반 수준으로 급감했다. 목회데이터연구소가 '2022년 청년 삶 실태조사' 결과를 토대로 지난해 발표한 리포트에 따르면 19세 이상 29세 이하 개신교인의 비율이 2017년 21%에서 2022년 11%로 하락했다. 30대는 5년 전 20%에서 15%로 줄었다.
개신교를 포함한 전체 종교를 봐도 2030세대의 종교인구는 2004년을 정점으로 계속 줄어들고 있다. 다른 세대에 비해 2030 세대의 하락폭이 크다는 게 주목할 점이다.
20대 종교인 비율은 2004년 49%에서 2022년 19%로 줄어들었다. 30대는 52%에서 25%로 감소했다.
2030세대의 종교인 중에서 개신교인의 비율이 가장 높았다. 평균 59%로 종교인 10명 중 6명은 개신교인 셈이다.
종교전문가들은 미국 Z세대나 한국 2030세대나 종교를 떠나는 인구가 앞으로도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각 종교마다 대책 마련으로 분주하지만 변화무쌍한 2030세대를 끌어들일 방안 찾기가 쉽지 않은 형편이다. [이사론 마켓뉴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