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원자력 전문기업 홀텍 인터내셔널(Holtec International·홀텍)의 설립자이자 CEO인 크리스 싱(Kris Singh) 회장은 “저탄소 에너지 투자는 역대 최대인 1조 달러를 넘어서고 있다”고 말했다. 크리스 싱 회장은 지난 11일 서울 종로구 현대건설 본사 대강당에서 ‘원자력 기술과 미래 에너지 분야의 혁신과 성장’을 주제로 열린 특별강연에서 “19세기 화석연료를 기반으로 한 영국의 산업혁명 이후 전 세계는 다시 에너지 혁명을 준비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차세대 청정에너지 시대에는 그 어떤 신재생 에너지보다 원자력이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게 될 것이며 그 시장 가능성 또한 무궁무진하다”고도 했다.
현대건설의 초청으로 이뤄진 이날 강연은 기후 위기 등 시대적 당면 과제를 해결할 미래비전을 공유하기 위해 마련됐다.
크리스 싱 회장은 홀텍의 SMR-160 모델의 장점으로 ▲100년 이상의 수명 ▲압도적인 안전성과 유지보수에 용이한 특화설계 ▲작은 면적·지리적 특성을 가리지 않는 토지 효율성 ▲글로벌 진출을 염두에 둔 표준 디자인 ▲수소 및 그린 보일러(Green Boiler)를 활용한 다기능성 등을 꼽았다. 그는 또 홀텍이 보유한 그린 보일러와 태양광 포집기술인 HI-THERM CSP(Concentrated solar power·햇빛을 거울로 반사시켜 집광탑에 모아 전기 발생)를 함께 활용한다면 에너지 효율성은 더욱 극대화된다고 강조했다. 싱 회장은 “세 가지 솔루션이 만들어내는 청정에너지로 현대건설과 함께 탄소중립 시대를 선도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미국 펜실베니아 대학에서 기계공학 박사학위를 취득한 싱 회장은 현재 같은 대학 기계공학 수석연구원 및 고문을 맡고 있다. 미국 원자력 인프라 위원회(Nuclear Infrastructure Council)가 수여한 상업용 원자력 분야 선구자상(Trailblazers award)을 수상하는 등 미국 원자력 및 에너지 산업 분야 거목으로 활약 중이다.
그가 1986년에 설립한 홀텍은 원전 설계 ․ 재료 ․ 제조 등 핵심 분야에서 100개 이상의 특허를 보유한 원자력 전문기업으로, 19개 자회사를 가지고 5개 대륙에 진출해 사용후 핵연료 저장시설 시장 점유율 세계 1위, 원전해체 사업 미국 점유율 1위 등 원전사업 전반에 걸쳐 독보적 지위를 차지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2021년 11월 홀텍과 독점 계약을 체결하고 ▲SMR 개발 및 사업추진 ▲원전해체사업 ▲사용후핵연료 임시저장시설 구축 등 원전 밸류체인 전반의 프로젝트를 함께 진행하고 있다. 양 사는 상용화가 진행 중인 SMR-160 모델을 미국뿐 아닌 유럽을 포함한 15개국 이상에 공동 진출을 검토하는 등 국제 원전사업의 대표 모델로 발돋움하기 위해 글로벌 영향력을 확장 중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차세대 원전인 SMR의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크리스 싱 회장의 방한으로 현대건설과 홀텍의 신뢰관계와 입지가 더욱 공고해졌다”며 “최근 미국 내 펠리세이드 원전 부지에 첫 SMR 건설을 목표로 양사가 협력하고 있는 만큼 가시화된 성과 또한 기대해 달라”고 밝혔다. [김영준 마켓뉴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