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 인터뷰] ‘니가 왜 거기서 나와’로 인생 역전! 구희상 작곡가의 ‘찐 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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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 인터뷰] ‘니가 왜 거기서 나와’로 인생 역전! 구희상 작곡가의 ‘찐 라이프’
  • 백융희 기자
  • 승인 2020.05.27 15: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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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손해선 기자
 사진=손해선 기자

[백융희 기자] 작곡가의 진짜 인생은 히트곡 작곡 전 후로 나뉘는 것 같다. 지난 2006년 MBC 드라마 ‘발칙한 여자들’ OST로 데뷔한 구희상 작곡가는 최근 영탁의 ‘니가 왜 거기서 나와’로 데뷔 14년 만에 제2의 삶을 살고 있다. 그간 장윤정, 송대관 등 수많은 가수의 편곡에 참여, 편곡가로서 두각을 드러냈던 그는 이제야 작곡가로서 빛을 보고 있다. 그는 올해 끊임없는 곡 작업 속에서 가수들과 행복한 작업을 진행 중이다.

“제 인생 중에 이런 때가 다시 올까 싶을 정도로 감사한 시간을 보내고 있어요. ‘니가 왜 거기서 나와’는 영탁, 지광민 작곡가와 함께 만든 곡이에요. 오래전에 곡이 완성되고 저희끼리 흥행을 예감했어요. 대표에게 이 노래를 못 띄우면 음악을 접어야 한다고 할 정도였으니까요.(웃음) 하지만 발매 당시, 생각보다 반응이 없어서 이대로 묻히겠구나 싶었죠. 그런데 영탁이가 ‘미스터트롯’에 나오면서 엄청난 사랑을 받게 됐어요. 그의 역할이 컸고, 수고가 많았죠.

사진=손해선 기자
구희상 작곡가가 영탁 '니가 왜 거기서 나와' 재킷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손해선 기자

‘니가 왜 거기서 나와’를 발매할 당시, 영탁은 소속사와 자급자족 형식으로 앨범을 만들었다. 여유롭지 자금 탓에 곡 작업, 티저 영상, 재킷까지 수작업으로 진행한 것. 특히 독특한 재킷은 집에서 촬영한 것으로 알려져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또 구희상 작곡가는 원래 ‘니가 왜 거기서 나와’는 개가수(개그맨+가수) 영기를 위해 만들어진 곡이라고 언급했다.

“‘니가 왜 거기서 나와’는 ‘동네 오빠’를 부른 영기의 앨범을 위해 작업하게 된 곡이에요. 영탁이하고 영기하고 고향 선후배인데 영탁이가 영기 곡 작업을 한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처음에는 ‘니가 왜 거기서 나와’ 문구가 나왔어요. 그냥 지나가다가 ‘어? 너 왜 여기 있어’ 이런 느낌을 생각했죠. 당시 정형돈 씨의 ‘형이 왜 거기서 나와’ ‘짤’이 유행할 때 그걸 보고 떠올렸죠.”

또 ‘니가 왜 거기서 나와’는 고은아가 내레이션에 참여해 이목을 끈 바 있다. 단순히 홍보적인 효과가 아닌, 음악의 스토리를 대중에게 전달하기 위한 장치였다. 음악에서 ‘기승전결’이 중요하다고 밝힌 구희상 작곡가는 음악의 스토리라인과 공감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사진=손해선 기자
사진=손해선 기자

“이 곡은 제가 상황 설정과 ‘니가 왜 거기서 나와’ 문구를 영탁이에게 전달하고, 영탁이와 지광민이 가이드 작업까지 마무리한 곡이에요. 여자친구가 집에서 잔다고 하고 클럽에 나갔다가 딱 걸린 상황을 담은 곡인데 노래만 들었을 때에는 상황을 정리하는 게 쉽지 않았어요. 그래서 원래 친분이 있던 고은아 씨에게 부탁했고, 흔쾌히 참여해줬죠. 워낙 브랜드 파워가 있어서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니가 왜 거기서 나와’는 왜 영탁이에게 돌아갔을까? 구희상 작곡가는 ‘니가 왜 거기서 나와’에 대해 재미있는 흐름과 가사가 담긴 노래지만, 굉장히 어려운 구성의 음악이라고 말했다. 작사, 작곡과 가이드 녹음까지 소화한 영탁이에게는 다른 가수들보다 이해도가 높았던 셈이다.

“영탁이가 주변에 곡을 많이 들려줬는데 ‘네가 해보면 어떻겠냐?’ 하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어요. 하지만 당시 영탁이가 정통 트로트를 해서 세미 콘셉트의 노래를 부르는 것에 대한 우려도 있었죠. 하지만 잘 이야기가 돼서 결국 영탁이가 부르게 됐고, 결과가 좋았어요.”

이렇게 구희상 작곡가, 영탁, 지광민이 만든 ‘니가 왜 거기서 나와’는 ‘미스터 트롯’ 이후 역주행했고, 음원 차트 순위권 안착이라는 이례적인 결과를 낳았다. 또 그는 비슷한 시기, 이이경의 ‘칼퇴근’을 작업, 다시 한 번 트로트 붐을 일으켰다.

사진=구희상 작곡가
사진=구희상 작곡가

“처음에 이이경 씨 회사와 미팅을 하고 작업을 시작했어요. 단순하게 이벤트적으로 한 번 부를 노래가 아니라 공연 스케줄을 위해 드라마 일정을 잡지 않을 정도로 진지했어요. 단발성이 아니라 계속 가겠다는 이야기를 들었죠. 그래서 1차 목표를 ‘노래방 공략’으로 잡고, 작업을 시작했어요. 너무 저렴해도 이미지에 타격이 오니 유쾌함과 배우로서의 이미지를 잘 조절하는 게 관건이었죠. 또 듣는 분들이 공감할 수 있게 퇴근이라는 소재를 이용했죠. 원래는 ‘퇴근하고 싶어요’에서 ‘칼퇴근’이라는 노래가 탄생하게 됐어요. 이 곡은 ‘니가 왜 거기서 나와’의 2탄이라고 할 수 있어요.”

구희상 작곡가는 “실생활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을 주 소재로 사용한다”면서도 “요즘 트로트를 접하는 연령대가 낮아지고 넓어진 만큼, 신조어를 비롯한 전 연령층이 공감할 수 있는 단어를 선택해 곡을 쓴다”고 노하우를 전했다.

군대에서 우연히 접한 작곡프로그램에 매료, 음악을 만들기 시작한 구희상 작곡가. 그는 시작과 동시에 작곡가 윤일상과 연을 맺고 OST 발매로 순조로운 출발을 알렸다. 하지만 히트 작곡가 대열에 들어가기란 쉽지 않았다. 생활고에 수입을 얻기 위해 무작정 외국으로 떠난 적도 있다. 특히 발라드 작곡가로서의 성공을 꿈꿨지만, 슬럼프 시절 트로트가 자신이 사랑 받는 곡의 큰 비중을 차지한다는 것을 깨닫고, 본격적으로 트로트를 쓰기 시작했다. 특히 그는 자신이 오랫동안 음악을 할 수 있는 이유로 마인드를 꼽았다.

사진=구희상 작곡가
사진=구희상 작곡가

“서비스 마인드를 중요하게 생각해요. 누군가 저에게 곡을 주문 제작을 하는 거잖아요. 의뢰인들은 곡에 대한 대가를 지불하고, 곡 하나에 수많은 시간과 정성과 비용을 들여서 미래를 그려요. 그래서 제가 작곡가로서의 고집만 세우는 건 옳지 않다고 생각해요. 물론 전문가로서 조언은 하지만, 최대한 의뢰인 분들의 의견을 따라요. 특히 곡의 흥행과 상관없이 마음을 다해 함께 일했을 때 그다음까지 인연이 이어지는 경우가 많아요. 뭐든 의뢰인이 만족할 때까지 해야 하는 게 제 일이죠.”

이제 막 인생 제2막을 연 구희상 작곡가의 목표는 무엇일지 궁금했다. 그는 “제가, 저희 팀이 만드는 작품이 실패하지 않길 바란다”면서 “차트적인 성과를 떠나 나의 우선순위인 가수와 제작자분이 내 곡을 좋아하고 만족해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또 구희상 작곡가는 트로트 뿐 아니라 발라드 장르에도 특별한 애정을 보였다. 그는 가수 거미, 에일리와 함께 음악 작업을 해보고 싶다고 바람을 전했다. 이제 막 알을 깨고 나와서 작품 활동을 하는 것 같다고 전한 구희상 작곡가.그가 앞으로 또 어떤 음악으로 대중 앞에 설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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